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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1년 따라가기 - 학생부장, 하는 일, 어려운 점

by 더힘차게 2023.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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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많은 부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맡기 꺼려하는 업무가 바로 학생부장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실질적으로 학생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여러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역할이 쉽지 않다. 요즘엔 학생부장이라고 해도 특별한 것도 없다. 과거엔 '학생부장' 타이틀 만으로도 학생들이 두려워했는데 학생인권이 강화되면서 그냥 평교사와 다름없다. 오늘은 학생부장이 하는 일 그리고 어려운 점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학생부장

학생부장은 학교에서 교무부장, 학년부장과 더불어 3D 부장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성장기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에 감동하여 잘못된 행동을 바로 교정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잔소리가 필요하다. 말이 좋아 잔소리지 매일 같이 학생들이 듣기 싫어하는 얘기를 하고 교칙을 위반한 학생을 적발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학생들에겐 기피교사 1위로 학생을 부르면 도망가는 경우도 자주 경험한다. 직업병인지 학교에서의 지도 습관이 집까지 이어져 아이들에게도 잔소리가 늘어 어느 순간 멈칫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부장을 하며 느낀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핑계만 댄다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해야 대화가 다음단계로 넘어가는데 인정을 하지 않으니 시작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생 한 명 지도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종일 1년 내내 끝이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이다. 학생부장은 관리자와 더불어 학교의 많은 일을 책임지는 자리로 학생 상호 간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직접적인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책임만 큰 자리이기도 하다. 

 

하는 일

업무 중 가장 큰 것은 학교폭력 관련이다. 먼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다. 교육을 하고 캠페인을 하며 요주의 학생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최근의 고민은 학교폭력이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 상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공간이다 보니 해결하는 것도 참 어렵다. 두 번째로 하는 것이 생활지도이다.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학교폭력이라고 한다면 1년 내내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이 생활지도이다. 끊임없는 반복지도로 학생들에게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모든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생활지도는 전교사가 함께 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담임을 하면서는 체감하지 못했는데 학생부장을 하며 이 말의 의미를 체감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안전 관련 업무다. 이 안전이 너무 포괄적인 의미라 학교에 접수되는 공문 중 많은 것들이 안전으로 분류되어 배정이 된다. 행정실과의 마찰이 많이 생기는 부분이기도 하다. 관리자의 중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관리자가 외면하게 되면 '교사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업무까지도 하게 된다. 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본인의 경우 교복 관련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도 교사가 무슨 전문성이 있어 원단의 품질을 확인하고 평가를 하는지 의문이다.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교복 업체를 결정하게 된다.

 

어려운 점

어려운 점이 참 많을텐데 가장 큰 것은 사람이 피폐해진다는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매일 듣기 싫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고 교사 입장에서는 잔소리꾼이 되는 것이 스스로 불편하다. 학교폭력 관련하여 아직도 오해가 많은 부분이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무마하려고 한다는 오해가 많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변경된 것이 학교폭력 심의가 교육청으로 이관된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법적으로 72시간 내에 보고를 하게 되어 있으며 교육청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가해자, 피해자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관련자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최근의 추세가 가해자로 신고를 당한 학생이 본인도 피해를 입었다며 똑같이 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더불어 학생들이 친구를 괴롭히기 위한 도구로 학교폭력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학교폭력 사안이 아닌 것을 피해를 입었다며 신고를 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도 교사의 판단으로 '그건 학교폭력이 아니야'라며 거부할 수가 없다. 학생이 요구하면 무조건 하게 되어 있다. 두 번째로 어려운 것은 퇴근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에 있는 동안에도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하교시간에 생활지도를 해야 하며 저녁, 주말에도 학생 사안은 발생한다. 그 모든 것들의 종착지는 학생부장이다. 학생부장이 신이 아닌 이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모두 예방하고 모두 대처할 수 없다. 그러나 학교는 그렇게 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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