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다 배우는데 학교가 왜 필요하냐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언뜻 보면 맞는 것 같지만 학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면 또 아닌 것 같다. 학교의 기능을 단순 지식 전달로 본다면 학교의 존재 이유는 크지 않을 것이다. 학교는 여러 사람이 모여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곳이다. 공부뿐만 아니라 여러 활동을 하면서 진로를 탐색하고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함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가 있다. 바로 일탈 행위이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장 꺼려하는 역할을 알아보고 그 이유와 대안에 대해서도 개인적 의견을 정리해 본다. 학교에서
가장 꺼려하는 역할
첫 번째는 생활지도 담당교사이다. 학교폭력 책임교사, 학생부장, 생활지도 담당교사 등이 있다. 규칙을 어기거나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들을 주로 지도하게 되는데 교육학 책에서처럼 조용하고 차분하게 두 번, 세 번 기다려 주면서 지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체벌, 반성문, 벌점 부과 등이 모두 금지되어 있다.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과거랑 차이가 없거나 더 심해지고 있는데, 교사들이 지도할 수 있는 수단은 줄어들고 있다. 손발 다 묶어 놓고, 학생들이 욕을 해도 화도 못 내는 감정 없는 로봇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의 인권이 물론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교사에게 온정주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학생이 폭행을 해도, 욕을 해도 교사는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 신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선생님이 학생을...' 하면서 교사를 비난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교사가 학생에게 욕을 하고 폭행을 하면 온 나라가 난리가 난다. 우리도 외국의 사례처럼 학생의 교육활동 방해행위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유
생활지도를 하는 교사들이 생활지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도 하고 다른 업무도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급 전체 학생들이 말썽꾸러기는 아니다. 그런데 학급에서 1~2명, 그런 학급이 5 학급, 10 학급이 된다면? 실제 지도해야 하는 학생들은 너무 많아진다. 그래도 아직은 교사의 지도에 대해 수용적인 학생들이 많지만 그 반대인 경우를 점차 많이 경험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느꼈던 상황으로 잘못에 대한 지도를 하면 먼저 핑계를 대거나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한다.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얘기를 해도 그런 적 없다고 하면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 그렇다고 그런 학생들을 지도할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인권, 아동학대 등 학생들의 권리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학생 본인 의사에 반한다면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반성문도 안된다. 화를 내서도 안된다. 최근 뉴스에서 학생에게 큰 소리로 지도를 한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이 부과됐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현실적 방법이 없다는 것을 문제 학생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렇듯 지도를 할수록 더 큰 벽을 느끼기에 생활지도를 하는 교사들이 아무런 보람 없이 무력감을 느끼고 지도를 포기하게 된다.
대안
최근 사회적으로 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개정 요구가 크다. 비록 미성숙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그 잘못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이처럼 본인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절차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담인력이 필수다. 외국 사례처럼 학교경찰관이 있어 그런 학생들에 대한 행정적 절차를 이행하고 그에 따르지 않는다면 벌칙(정학, 전학, 퇴학)을 주는 것이다. 그 절차를 교사가 하지 않고 행정요원이 하게 되면 교사, 학생 갈등이 많은 부분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잘못은 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 인식이 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도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큰 몫을 한다. 잘못을 해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신고를 한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걸로 가해자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실제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이 가해자는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계속하고 피해자는 그들을 피해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상에서 위협을 해도 서면사과나 교내 봉사 정도의 조치만 내려질 뿐 그 행동을 그만 둘 정도의 조치는 없다.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으로 학교폭력을 줄이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대부분은 졸업 전 삭제를 하게 되니 가해자들은 학교폭력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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